[카테고리:] Music

  • 차이코프스키: 소중한 곳에 관한 기억, 작품번호 42 – 3번 ‘멜로디’

    차이코프스키: 소중한 곳에 관한 기억, 작품번호 42 – 3번 ‘멜로디’

    Tchaikovsky: Souvenir d’un lieu cher, Op. 42 – 3. Mélodie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곡 ‘Souvenir d’un lieu cher(소중한 곳에 관한 기억)’는 차이코프스키의 곡 중에서도 특히나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차이코프스키는 후원자인 폰 메크 부인의 배려로 우크라이나의 브라일로브(Brailov)에서 지내며 이 곡을 쓰는데 제목의 ‘소중한 곳’은 이곳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차이코프스키의 삶은 불행한 결혼, 당시에는 받아들여질 수 없는 동성애자로서 겪어야 할 비난과 고통으로 우울과 외로움으로 점철되고 끝내 비극적 죽음으로 마치게 되지만, 음악가로서는 폰 메크 부인의 후원과 정신적 유대 덕분에 많은 아름다운 곡을 남길 수 있었다. 차이코프스키는 폰 메크 부인과 1,200여 통의 편지를 주고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작품에 관한 것 외에도 생활과…

  • 한로로 (HANRORO) – 입춘 (Let Me Love My Youth)

    한로로 (HANRORO) – 입춘 (Let Me Love My Youth)

    내가 ‘한로로’라는 사람의 노래를 들은 건 2년 전쯤이다. ‘입춘’이란 노래였다.귀에 꾹꾹 와닿는 목소리에도 끌렸지만, 가사와 딱 맞아떨어지는 봄 냄새 가득한 곡이 신선해서였다. 처음 듣는데도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고갯짓하게 한다. 분명 신인일 텐데 촌스럽지도 않고 남을 흉내 내지도 않는다. 노래를 짓고 부른다는 것. 쉽지 않다. 더구나 신인에게는. 나는 노래를 지어본 적 없지만 남에게 자신을 드러내 보인다는 것이 얼마나 부끄럽고 용기가 있어야 하는 것인지 잘 안다. 내가 쓴 글을 남에게 보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내가 만든 것 그것이 무엇이든지 다른 사람에게 보인다는 것은 용기 아니면 뻔뻔함이 필요한 일이다.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는 마음을 그대로 옮긴 노래, 출사표와 같은 노래다.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냈고 나도 용기를 얻는다.가끔…

  • 엘가 – There Is Sweet Music

    엘가 – There Is Sweet Music

    아침에 듣는 합창곡은 하루를 성스럽게 만든다.내 삶이 빈곤하게 느껴지는 날이면, 교회 높은 천정에 울리는 성스러운 목소리의 울림을 떠올린다.오늘이 그런 날이다.케임브리지 싱어즈가 부르는 엘가의 ‘There Is Sweet Music’은 내 어깨를 감싸고 살아갈 이유를 되새기고 힘을 내게 해준다.보잘것없어 보이는 하루도 창문으로 쏟아지는 햇살처럼 얼마든지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부드럽게 떨어지는 감미로운 음악이 있어요잔디밭에 날리는 장미 꽃잎보다 더그림자가 드리운 화강암 벽 사이, 반짝이는 길고요한 물 위로 흐르는 밤이슬보다 더 부드러운 영혼에 와닿는 음악이 있어요피곤에 지친 눈꺼풀보다 더,달콤한 잠을 가져다주는 음악 행복한 하늘에서 내려오는시원한 이끼가 깊은 곳 있고이끼 사이로는 담쟁이가 기어오르고시냇물에는 긴 잎을 가진 꽃이 울고 있어요

  • 카펜터스 – Yesterday Once More

    카펜터스 – Yesterday Once More

    출근길 라디오 채널을 돌리자 이제 막 시작하는 곡.카펜터스 Carpenters의 ‘Yesterday Once More’와, 정말 오랜만이다. 가사 중간중간 입안에 맴돌고 노래 부르는 캐런의 부드러운 미소가 떠오른다. 찾아 듣지 않아도 노래가 흔해진 시대. 원하는 노래를 언제나 들을 수 있는 시대가 되고 난 후엔 좋아한다는 의미도 달라진 것 같다. 좋아하는 노래가 나올 예정인 방송을 듣기 위해 라디오 앞에서 시계를 보며 기다린다든지, 테이프에 녹음해서 간직한다든지, 용돈을 모아 CD나 LP를 사는 것에서 이제는 핸드폰 play list에 저장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많이 편해지고 쉬워졌다. 나도 이런 편안함에 늘 기대어 산다. 캐런이 부르는 노래 가사처럼 나도 아침, 이 노래를 들으며 저 너머 어린 시절 기억이 떠올라 마음이 아련해졌다.잊고 있던…

  • 유재하, 사랑하기 때문에(연주곡)

    유재하, 사랑하기 때문에(연주곡)

    현충일 아침. 출근하지 않는 날이라 게으름을 부린다. 아침에 들을 노래를 찾는데 애플뮤직이 조수미 앨범을 보여준다. “사랑할 때 (In Love)”.이미 귀에 익숙한 우리 노래들이 많아 반갑고 조수미 선생의 목소리로 듣는 노래는 어떤 느낌일까 기대감에 듣기 시작한다.아, 좋다.역시 알아들을 수 있는 가사가 주는 느낌은 다르다. 스피커에서 나지막하게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으며 메일도 확인하고 하루를 시작한다. 고개를 끄덕이며 한참 동안 듣다, ‘어, 이번엔 연주곡이네’ 하고 연주자 이름을 찾아본다. 대니구. 오! 클래식계의 아이돌 중 한 명.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연주 활동에서도 요즘 최고로 바쁜 남자일 거다.유재하 곡인 ‘사랑하기 때문에’ 바이올린과 피아노로 대화하듯 노래하는 시작 부분이 편안하고 가슴을 찡하게 울린다. 손도 멈추고 눈도 멈추고 듣는다. 그리고 다시…

  • 전람회 – 세상의 문 앞에서

    전람회 – 세상의 문 앞에서

    중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MBC 대학가요제에서 노래를 부르는 형, 누나들은 정말이지 멋짐 그 자체였다. 내게 대학생은 대학가요제에 나오는 대학생의 이미지가 거의 전부였다고 해도 틀리지 않았다. 해마다 대학가요제 본선이 TV로 방송될 때면 난 TV 앞에 붙어 앉곤 했다. 그러다 내가 대학생이 된 후 대학가요제는 내 관심에서 멀어져 갔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수상자는 별로 없다. 딱 한 팀만 빼고. ‘무한궤도’. 그날 이후 전설이 된 ‘그대에게’의 전주는 내게도 충격이었다. 전주 딱 두 소절이 지나자, ‘대상이다!’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보컬 신해철의 목소리가 시작되기도 전에.그 후 학교를 졸업한 후 취업하게 되고 대학가요제는 학생들이 학창 시절 추억 쌓기 정도의 이벤트로 여겨졌다. 많은 가수가 대학가요제, 강변가요제를 통해 가수로…

  • 슬픈 노래들

    슬픈 노래만 내내 들어서일까. 마음이 슬펐기 때문일까. 물 웅덩이에 빠져 허우적이다 겨우 빠져나와 탈진한 것 같은 느낌이다. 라흐마니노프: 보칼리제Rachmaninoff Vocalise, for Cello and Piano 오펜바흐: 재클린의 눈물Harmonies des bois, Op. 76: No. 2 Les Larmes de Jacqueline 비탈리: 샤콘느Vitali: “Chaconne” for violin and orchestra 바흐: 샤콘느Bach: Chaconne from Partita No 2 in d minor, BWV1004 헨델: 사라방드Handel: Suite No. 7 in B Flat Major, HWV 440: III. Sarabande 시크릿가든: 비밀정원의 노래Song From A Secret Garden 알알비노니: 아다지오Albinoni: Adagio 퍼셀: 디도의 애가Purcell: Dido and Aeneas “When I Am Laid In Earth”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 2.아다지오Mozart: Piano Concerto No. 23: II.…

  • 홍순관 – 나처럼 사는 건

    같이 나무 공부를 하던 오 선생이 동기 대화방에 유튜브 링크를 하나 올리며, 같이 들어보자고 했다.그게 홍순관 선생의 노래를 처음 접하게 된 계기다. 이후에도 가끔 유튜브에서 노래를 듣곤 한다. 듣고 있자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내가 왜 살아가고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그의 목소리는 날 긴장하지 않게 해서 좋다. 목소리만으로 평화가 내려오는 느낌이다. ‘나처럼 사는 건’ 나에게 ‘나처럼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몇 번인가 생각을 해본 적은 있지만 하루하루의 삶이 ‘나처럼’인지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나처럼’을 인식한다는 것은 이 세상 모든 생명 하나하나가 ‘저마다처럼’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나만을 떼어놓은 ‘나처럼’이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만 존재한다면 나처럼일 필요도 없겠지. 산 언저리 바람에 흔들리는 잎새 하나도 다른 것과…

  • 최유리 – 숲

    난 저기 숲이 돼볼게너는 자그맣기만 한 언덕 위를오르며 날 바라볼래나의 작은 마음 한구석이어도 돼 길을 터 보일게 나를 베어도 돼날 지나치지 마 날 보아줘나는 널 들을게 이젠 말해도 돼날 보며 아 숲이 아닌 바다이던가옆엔 높은 나무가 있길래하나라도 분명히 하고파 난 이제물에 가라앉으려나 난 저기 숲이 돼볼래나의 옷이 다 눈물에 젖는대도아 바다라고 했던가그럼 내 눈물 모두 버릴 수 있나 길을 터 보일게 나를 베어도 돼날 밀어내지 마 날 네게 둬나는 내가 보여 난 항상 나를 봐내가 늘 이래 아 숲이 아닌 바다이던가옆엔 높은 나무가 있길래하나라도 분명히 하고파 난 이제물에 가라앉으려나 나의 눈물 모아 바다로만흘려보내 나를 다 감추면기억할게 내가 뭍에 나와있어그때 난…

  • 로시니: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눈물 주제와 변주곡

    로시니: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눈물 주제와 변주곡

    “Une larme” for Cello and Piano: Theme and Variations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좋아하게 되는 데는 계기가 있다. 듣기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계기가 있기도 하고 설명하기도 어렵고 납득하기는 더 어려운 것이 있기도 하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유명한 오페라 작곡가로만 알고 있던 로시니의 기악곡이 있다는 것도 사실 알지 못했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당연히 오페라가 아닌 곡도 썼을 텐데 왜 오페라만 썼다고 생각한 것인지, 선입견이란 무섭고 믿을 것이 못 된다. ‘Une Larme’, 말하기 부끄럽게도 이 곡은 찾아 듣거나 듣고 끌려서 찾게 된 것이 아니다. 눈에 띄는 앨범 디자인에 눈이 먼저 이끌렸고 별 기대 없이 들은 몇 소절에 ‘괜찮은데’라는 자기합리화로 구입하게 되었다. 그러고는 얼마간 듣지도 않았다. 시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