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시마노프스카 – 야상곡

Maria Szymanowska: Nocturne in B flat Major

녹턴, 야상곡이라고 이름이 붙은 노래 중 가장 먼저 생각나고, 또 가장 평한 마음으로 즐겨 듣는 것이 마리아 시마노프스카의 야상곡이다.

물론 야상곡이라면 쇼팽을 비롯한 가브리엘 포레, 클로드 드뷔시, 프란츠 리스트, 존 필드 등 유명한 작곡가들이 많이 있다. 마리아 시마노프스카의 야상곡을 듣기 전에는 그에 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아마도 이 노래가 아니었으면 지금도 여전히 몰랐을 것이다.

야상곡이란 종류의 음악을 처음 작곡한 사람이 쇼팽이 아닌 존 필드라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다. 쇼팽의 야상곡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야상곡 = 쇼팽이 작곡한 노래’라고 흔히들 생각한다. 존 필드의 야상곡은 쇼팽에게 큰 영감을 주었고, 2번 야상곡은 필드의 피아노 협주곡에서 모티브로 쓴 곡이니, 두 사람은 야상곡으로 이어진 관계라고 할 수 있다(쇼팽은 필드의 제자가 되길 청한 적도 있다).

그런데 야상곡을 쓴 사람으로 존 필드의 제자였던 사람이 있으니, 그가 마리아 시마노프스카다. 마리아 시마노프스카는 폴란드의 여성 작곡가, 피아노 연주자로 유럽에서 매우 유명한 피아노 연주가였다. 그는 전문적인 음악교육을 받기 위해 바르샤바 음악원에 지원했으나, 여성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그러나 음악가로 살고자 하는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고, 그의 재능을 알아본 음악 선생님의 도움으로 계속 음악 공부를 할 수 있었다. 물론 부유한 집안 환경이라서 음악 공부를 계속하고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었지만, 그것은 조건이 일부일 뿐 엄청난 의지와 열의가 없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파니 멘델스존이 동생인 펠릭스보다 뛰어난 음악 천재였음에도 결국 여성에게 전문 음악가는 적절하지 않다는 사회적 인식에 재능을 활짝 꽃피우지 못한 것을 보면 당시 이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알 수 있다.

시마노프스카는 매우 뛰어난 피아노 연주자로 여러 나라에서 공연을 했고, 악보를 외워서 연주하는 암보를 처음으로 실행한 피아니스트였다. 그는 작곡가로서도 110여 곡을 남겼으며, 피아노 소품, 실내악곡, 가곡이 많다. 여성이 음악가로서 교육을 받고 활동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음에도, 이에 굴하지 않고 음악가의 길을 평생 걸어간 것은 놀랍기 그지없다. 더구나 그 수준이 유럽에서 최고로 손꼽히고 연주를 듣기 위해 여러 나라들에서 찾아올 정도였다니 그의 성취가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 알 수 있다.

시마노프스카의 연주와 그가 쓴 야상곡은 쇼팽에게도 알려졌는데, 쇼팽은 시마노프스카의 야상곡을 듣기 위해 그를 찾아가기도 했다. 쇼팽의 야상곡에는 시마노프스카의 영향이 뚜렷이 남아있는데, 쇼팽이 시마노프스카의 야상곡을 얼마나 높이 평가했는지 알 수 있다.

시마노프스카의 야상곡은 연주 시간이 짧다. 긴장감은 어디서도 느낄 수 없고, 편안하게 선율이 이끄는 대로 빠져드는 순간 곡은 끝난다. 반복해서 몇 번이고 들어도 좋다. 아무 생각 없이 느긋하게 있고 싶을 때 들어도 좋고, 일을 하거나 무엇인가에 집중하고 있을 때 들어도 좋다. 점심을 먹고 잠시 쉬는 시간, 눈 감은 채 의자 깊숙이 몸을 파묻고 들을 때도 좋다.

고전음악 역사에서 마리아 시마노프스카는 좀 더 관심과 인정을 받아야 한다.

Anna Ciborows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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