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다양성 손실이 감염병 증가의 주요 요인이라는 연구 결과 발표를 보고…

어제 아침 미국 한 대학 연구팀이 감염병 증가 요인 중 생물 다양성 손실이 가장 큰 요인(857% 증가)이라는 보도를 접했다. 감염병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화학적 오염(393%), 기후변화(111%), 외래종 유입(65%)에 비해 압도적으로 영향이 큰 요인이다. 보도 기사 헤드라인을 보고 놀라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생명 다양성 감소가 가장 큰 요인이라니. 놀랍다.

신형 코로나바이러스가 지구 전체를 휩쓸던 바로 몇 년 전, 오늘 매체에선가 생물 다양성의 감소로 질병이 증가할 것이란 의견을 본 적이 있다. 그때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지만, 인과관계가 있으려니 하며 지나쳤다. 또한 식물에서는 비슷한 사례가 자주 언급되지만(이전 세기 바나나 주 재배종의 멸종), 동물과 인간 사회에서 심각하게 다뤄진 적은 내 기억에 없다.

바로 논문을 찾아보았다. 매우 짧은 논문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서 유의미한 감염병 증가를 일으키는 요인을 찾아내고 그 영향의 크기를 측정한 것이 주 내용이다. 각각의 요인이 어떻게 감염병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지 이유와 경과는 연구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내가 궁금한 것은 그것인데. 아쉽다. 다른 연구가 진행되겠지.

그간 우리가 알고 있던 것은 산업화로 인한 산림과 자연 파괴와 면적의 감소, 먹이사슬과 자연 생태계의 파괴, 자연 생태계와 인간 사회 간 완충지대의 감소, 바이러스의 종간 감염과 증가에 관한 과정과 인과관계에 대한 것이다. 그러나 이를 인정하지 않거나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의견도 적지 않다.

생물 다양성의 감소가 감염병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이라면 어떻게 생물 다양성을 유지, 회복할 것인지로 고민이 이어져야 할 터이다. 그러나 어렵고 막연하다. 생각만으로도 답답해진다. 목전에 도래한 기후 위기와 피해를 수없이 경험하면서도 이로부터 도망치려조차 하지 않는 인류가 감염병의 위험으로부터 인류라는 종을 보존하기 위해 그 무엇인가를 할 것이라고 믿음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생물 다양성과 감염병의 인과관계를 밝히고 생물 다양성을 지킬 방안을 찾아 실천할 수밖에.

우리가 기후 위기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뼈저리게 느끼듯이 위기에 용감하게 맞서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적은 ‘무지’이다. 중세 흑사병에 속수무책 죽어갈 수밖에 없던 시기가 아니다. 현대 인류는 훨씬 다양한 지식과 탐구 수단을 가지고 있다. 기술의 부재로 인한 ‘무지’가 아니라 자연을 소유물로 여기는 욕망에 의한 ‘무지’가 우리의 가장 큰 적이다.

개미 사회에서 종의 보존을 위한 투쟁과 수용, 선택의 과정은 냉철하면서도 놀랍도록 합리적이다. 어쩌면 인류에게도 그런 선택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 어쩌면 인류는 지난 마지막 빙하기 이후 처음으로 종의 보존을 위한 투쟁을 앞두고 있는지 모르겠다. 자연환경 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종과의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류 스스로 만든 변화의 결과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투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것을 우리 아이들에게 어떻게 이해시켜야 하나. 이 싸움은 기성세대가 아니라 이 아이들이 결판을 치를 싸움인데 말이다.

* 보도 기사: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65311

* 논문: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4-07380-6

* Preprint PDF: https://www.researchgate.net/publication/362210291_Global_change_drivers_and_the_risk_of_infectious_dis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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